그리스인 조르바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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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를 만난것은 까라마조프의 형제 이후 였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비견되는 작가이며 노벨상 후보에도 2번이나 오른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실존 인물인 "기오르고스 조르바"와 1917년 펠로폰네소드에서의 탄광사업과 1915년 벌목 사업을 토대로 그려낸 소설이다. 그리고, 카잔차키스의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 "조르바"에 관한 이야기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내 삶을 풍부하게 해준 것은 여행과 꿈이였다. 내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이 누구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꼽을 것이다. 호메로스, 베르그송, 니체, 조르바......>

- 옮긴이의 말 중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449]

하지만 조르바의 기행(?)은 생각했던 것 만큼 정겹고, 매력적이거나 영혼의 깊은 골을 남길 만큼 정신적으로 강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사상을 가진 사람도 아니였다. 조르바의 여자에 대한 생각은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전달 할 만큼 자유(?)롭고(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이책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책임감이라고는 조금도 없으며 이곳 저곳을 떠도는 "산투르"를 연주하는 떠돌이 노인, 나그네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300여 페이지가 지나도록 나는 그의 "두목"(작가)와 조르바에게 빠져들지 않았을 뿐더러 그들의 행동들이 한심하며, 이해할 수 없고, 미워지기 까지 했다.
"갈탄은, 남의 일 꼬치꼬치 캐묻기 좋아하는 촌놈들에게 들려줄 핑계지요. 이런 핑계가 있어야 촌놈들은 우리를 근사한 청부업자쯤으로 보고 인사랍시고 토마토를 던지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게 아닌가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조르바?"

-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p105]

그렇다.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

모든 것이 어긋났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보이지 않는 강력한 적(혹자는 하느님이라고도 부르고 혹자는 악마라고 부르는)이 우리를 쳐부수려고 달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부서지지 않았다.

외부적으로는 참패했으면서도 속으로는 정복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인간은 더할 나위 없는 긍지와 환희를 느끼는 법이다. 외부적인 파멸은 지고의 행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p420]


나는 먹이를 채는 새처럼 목을 뽑고 묵묵히 술만 마시고 있는 조르바를 바라보았다.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가.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만났다가도 헤어지면서도 우리의 눈은 하릴없이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 모습, 몸매와 몸짓을 기억하려고 하니....... 부질 없어라, 몇 년만 흘러도 그 눈이 검었던지 푸르렀던지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것을.

 -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p430]



Posted by 빨간 양말